갤러리이미지
광인

   저자   :  이혁진

   출판사   :  민음사

   출판일   :  2023-11-24

   페이지수   :  680

   ISBN   :  9788937454677


 20241214_162316.jpg

이런 사랑도 가히 존재할 법합니다.

그럼에도 경험상 이해의 영역을 벗어난 .. 

이 책을 연애 소설이라 해야 할지, 슬픈 소설이라 해야 할지 ..


사랑과 우정으로 출항했으나 질투와 욕망으로 변질된 배가 서서히 침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광인이 선장으로 있는 그 배는 거센 감정이란 소용돌이에 잠식되어갔죠. 


뭐랄까,

사랑을 다 아는 듯 말하지만 정작 진정한 사랑을 해보지 못한 자의 말로를 보는 듯했습니다. 

부끄럽지만 마치 고등학생 시절의 저를 보는 것 같기도.. 


인간이 표출할 수 있는 온갖 감정과 삶의 희로애락을 담아낸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데요, 

지금까지 만난 소설가들 중 가장 풍부한 어휘와 깊이 있는 표현력을 가진 작가라 확신합니다.


다만, 일부 챕터에서는 지나치게 세밀한 묘사가 이어져 다소 루즈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런 표현들 덕분에 더욱 생생한 그림과 상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어떤 고민과 경험, 번뇌를 거쳐야 이토록 애절하고도 세밀한 문장을 읊조릴 수 있을까요? 

'읊조리다'는 표현이 이토록 잘 어울리는 작가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등장인물들의 환경과 상황에 감정이입하며 답답함을 느끼기도, 

때론 울화가 치밀기도 하지만 이걸 해피엔딩이라 해야 할지, 새드엔딩이라 해야 할지..


2025년 추천 소설로 넌지시 권하며, 공감 가는 문장으로 마칩니다.


"나무는 아무리 늙어도 커. 살아있으면 손가락 반 마디씩이라도 어김없이. 

살아있다는 건 큰다는 거고 크질 못하면 그건 죽은 거야. 인간도 매한가지."


출처 - 수북의 독서레시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