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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 힘 고

   개요   :  범죄, 드라마, 스릴러

   개봉일   :  2020-11-05

   감독   :  토마스 베주차

   출연   :  케빈 코스트너, 다이안 레인

   등급   :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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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 힘 고]의 시대배경은 1963년 전후입니다. 도입부는 1961년이고요. 다이안 레인과 케빈 코스트너의 아들이 말을 타다가 사고로 죽는데, 몇십 분 뒤에 나오는 묘비에 1961년 사망이라고 적혀 있어요. 그 때 갓난아기였던 손자가 지금은 세 살이고요. 그 뒤에도 자동차 같은 것으로 시대를 추정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이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냥 인터넷과 휴대폰이 없는 20세기 후반 언젠가라고 추정할 수 있을 뿐이지요.

 

시대는 20세기지만 장르는 서부극입니다. 그러니까 현대 서부극이요. 사람들은 주로 자동차를 타고 다니지만 공간적 배경은 여전히 서부이고, 사람들은 서부극에서 나올 법한 행동들을 합니다. 케빈 코스트너 캐릭터는 은퇴한 보안관이고, 중간에 인디언, 그러니까 원주민 남자도 한 명 나오는데 이 사람은 아주 서부극스러운 사연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엔 당연히 총격전도 있어요.

 

기본 상황은 이렇습니다. 앞에서 말했지만 주인공인 블랙리지 부부는 아들을 사고로 잃었습니다. 같이 살던 며느리 로나는 얼마 전 재혼을 했고 손자 지미를 데리고 떠났습니다. 길가에서 새 남편인 도니 위보이가 로나와 아이를 구타하는 걸 본 아내 마거릿은 그들의 집을 찾아가지만 이미 가족은 떠난 뒤였지요. 마거릿은 남편 조지와 함께 이들을 찾아나섭니다.

 

진행 속도가 빠른 영화는 아닙니다. 당연할 수밖에 없는 것이 두 주인공 모두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사람들이니까요. 이들에게 맞는 속도가 따로 있는 거죠. 그리고 영화는 이들의 관계와 캐릭터를 묘사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을 들입니다. 그리고 그럴 가치가 있어요. 관객들은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마거릿과 조지에게 호감을 품게 되거든요. 조금 무뚝뚝해 보일지는 몰라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에요.

 

노스 다코다에 도착한 둘은 도니를 포함한 아들들 위에서 군림한 가모장 블랜치 위보이와 마주치게 됩니다. 이들은 말이 통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특히 지옥에서 온 바바라 스탠윅과 같은 블랜치는 더더욱 그렇지요. 법적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서부극이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아주 새로운 이야기나 강도높은 액션을 기대하시면 곤란합니다. 그보다는 이성적인 노인들이 새로운 세대를 위해 사라져 가는 서부의 폭력적인 망령들과 상대하는 드라마를 생각하시면 될 거 같아요. 이것도 아주 정확하지는 않은데.

 

영화에서 가장 감명 깊은 건 다이안 레인과 케빈 코스트너의 존재감입니다. 이들은 모두 베테랑답게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둘 사이의 케미스트리입니다. 정말 수십 년 동안 서로에게 의존하며 희노애락을 같이 한 오래된 부부처럼 보이더라고요.

 


출처: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