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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요   :  미스터리, 스릴러

   개봉일   :  2020-11-27

   감독   :  이충현

   출연   :  박신혜, 전종서

   등급   :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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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현의 장편 데뷔작 [콜]은 푸에르토리코 영화 [더 콜러]의 리메이크입니다. 원작은 아이디어로만 승부하는 저예산 영화이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작품이죠. 그 아이디어를 가져와 A급 한국 영화로 만드는 건 충분히 할 법한 일입니다. 가져온 아이디어가 정말로 좋은가는 다른 문제고요. 개인적으로 타임리프, 타임슬립물 같은 건 배경이 되는 세계의 물리법칙을 게임의 규칙을 위해 너무 편리하게 고치는 것 같아서 좀 신경쓰여요. 이 영화에서도 박신혜가 연기하는 주인공이 이 말도 안 되는 설정을 지나치게 당연한 듯 받아들여서 맥이 좀 풀렸습니다.

 

설정은 [동감]과 비슷합니다. 박신혜가 연기하는 서연이 1999년에 같은 시골집에 살았던 영숙과 유선전화로 연결되는 것이죠. 영숙은 어린 시절 화재사고로 목숨을 잃었던 서연의 아버지를 구하고, 서연도 양어머니에게 목숨을 잃을 뻔한 영숙에게 경고를 해요. 그 때마다 변화되는 과거 때문에 영숙의 현재가 변하고요.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양어머니가 영숙을 괜히 죽이려고 한 게 아니라는 거죠. 영숙은 미치광이 살인마이고 곧 주변엔 시체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서연은 어떻게든 영숙을 막아야 합니다. 하지만 20년 뒤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원작의 큰 스토리를 가져왔지만 많이 고쳤어요. 예를 들어 원작의 가정폭력, 이혼, 스토킹, 로맨스와 같은 재료들은 사라졌습니다. 대신 부모와의 관계, 무속신앙과 같은 것이 들어오지요. 그리고 두 주인공의 캐릭터가 많이 바뀌었어요. 특히 살인마 영숙은요. 원작에서 살인마 로즈는 주인공 메리보다 한참 연상이지요. 하지만 서연과 영숙은 시간 차이를 잊는다면 같은 나이이고 그 때문에 두 사람의 관계가 훨씬 밀접하게 그려집니다. 훨씬 재미있는 관계가 형성되지요. 영화는 단순명쾌한 클라이맥스로 해결되는 원작의 이야기를 보다 복잡하고 크게 그렸는데, 몇몇 부분은 좀 단순한 신파입니다. 특히 부모와 관련된 이야기는요. 하지만 설득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스릴러 영화에서 그걸 꼼꼼하게 다 그릴 필요는 없겠지요. 영화는 전체적으로 더 강렬하고 무서워졌습니다.

 

배우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박신혜는 관객들이 기대할 법한 절절한 연기를 하며 영화의 중심을 잡습니다. 그리고 그 주변에서 전종서가 정말 미친 연기를 보여주는 거죠. 사실 미치광이 살인마는 흔한 캐릭터입니다. 남자일 경우에는요. 하지만 이 캐릭터에 전종서를 캐스팅하고 20대 여자들의 욕망과 분노를 넣자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가 탄생합니다. 그리고 서연과 영숙은 정말 잘 어울리는 캐릭터란 말이지요. 서연은 제발 이 게임에서 빠지고 싶겠지만 어쩔 수 없죠. 관계성 때문에 고통을 받을수록 무게가 커지는 캐릭터입니다.

 

원래는 이번 봄에 극장에서 개봉되어야 했던 영화지만 계속 뒤로 밀리다가 결국 넷플릭스로 갔습니다. 사운드가 중요한 영화인데, 여러분은 과연 만족스러운 환경에서 이 영화를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나중에라도 극장에서 볼 기회가 생겼으면 해요.

 


출처: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