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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개요   :  애니메이션

   개봉일   :  2021-01-20

   감독   :  피트 닥터

   출연   :  출연제이미 폭스, 티나 페이, 다비드 딕스

   등급   :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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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이 그랬던 것처럼 [소울]은 뉴에이지스러운 픽사 영화입니다. 그리고 약간 창조론적 세계관에 바탕을 두고 있어요. 창조주인 유일신이 등장하는 건 아닌데, 세상은 정교하게 디자인된 기계처럼 복잡하고 섬세한 곳이고, 거기 사는 인간들은 그들만의 가치와 목적이 있습니다. 어쩌다 여기에서 어긋난 주인공(들)이 안정되고 만족스러운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이야기의 목표지요. 단지 [인사이드 아웃]이 주인공의 내면에 집중하고 있다면 [소울]은 주인공의 우주 속 위치와 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조 가드너라는 피아니스트입니다. 학교에서 파트 타임으로 아이들에게 재즈를 가르치고 있는데, 아직은 성공이라는 걸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옛 제자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저명한 도로시아 윌리엄즈 사중주단의 피아니스트 자리가 비었다고요. 조는 성공적으로 오디션을 보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그만 하수구에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 조의 영혼은 저승으로 떨어지고 말아요. 허겁지겁 달아나던 조는 다른 데로 빠져나오는데 그곳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영혼이 지구의 삶에 대비하는 곳이죠. 엉겁결에 22라는 영혼의 멘토가 된 조는 이를 이용해 다시 자신의 육체에 들어갈 계획을 세웁니다.


영화의 전반부는 픽사 버전 [신곡]입니다. 갈팡질팡하는 조를 통해 관객들은 내세, 현생, 전세로 이루어진 우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이 세계는 [인사이드 아웃]의 내면이 그랬던 것처럼 재미있는 곳입니다. 그냥 그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생생하게 묘사되는 현대 뉴욕 시대와 교묘하게 연결되어 입체적인 대비를 이루지요.


관객들이 이 세계에 익숙해지면, 영화는 다시 조의 드라마로 돌아갑니다. 과연 조는 약속시간까지 자기 몸으로 돌아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콘서트에 참가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성공적인 픽사 영화가 대부분 그렇듯, [소울] 역시 익숙한 것 같은 재료들을 영리하게 활용해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어냅니다. 전 기초적인 설정만 알고 영화를 봤는데, 여러분도 될 수 있는 한 그렇게 하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삶의 의미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철학적'인 영화입니다. 어떻게 해야 우리의 삶을 가장 풍요롭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우리의 삶을 의미있게 만들 수 있을까. 영화를 보면 좀 심리치료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기도 해요. 영화에는 성공적인 치료가 끝난 뒤에 느낄 법한 카타르시스도 있습니다.


영화가 주인공의 여정을 위해 동원하는 것은 재즈입니다. 재즈는 주인공의 직업이기도 하지만 영화의 주제와 연결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즉흥 예술인 재즈는 늘 계획대로 진행될 수 없는 삶의 메타포가 되지요. 재즈는 영화의 템포와 유머, 서스펜스를 결정짓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음악은 흑인 커뮤니티와 흑인 주인공을 묘사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흑인 주인공이 나오는 첫 픽사 영화이고, 피트 닥터와 함께 영화를 공동 연출한 켐프 파워스는 픽사 장편을 감독한 첫 흑인입니다. 픽사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늘 그렇듯 늦은 구석이 있습니다. 하지만 늦었더라도 잘 하는 게 중요하겠지요. 



출처: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