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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지만 청불입니다

   개요   :  코미디

   개봉일   :  2025-01-08

   감독   :  이종석

   출연   :  박지현, 최시원, 성동일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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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지만 청불입니다]는 2025년에 처음으로 본 영화입니다. 

그 때가 1월 10일이었으니 열흘 넘게 영화를 안 보았다는 건데, 지난 30여년 동안 이런 일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 이종석은 손예진 나오는 [협상]의 감독인데, 이 영화가 더 재미있습니다. 

단지 개봉전에 각본가와 트러블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해결되었다고 하던데. 

윤색 작가가 정가영이라고 되어 있는데, 제가 아는 정가영일까요? 그래도 이상하지는 않은데.


동화작가를 꿈꾸는 주인공이 공무원이 되어 음란물을 다루는 청소년 보호팀에 들어가고 

어쩌다 보니 성인 로맨스 서비스 사장과 엮이면서 야설을 쓰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어떻게든 이 사태를 대충 넘기려고 하는데, 일을 본격적으로 하다보니 

'대충 짜깁기로 넘기면 되겠지'라는 사고방식을 버리고 진지하게 접근하기 시작합니다.


성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꼭 섹시할 생각은 없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이 소재가 가장 재미있을 때는 일상과 직업의 대상이 되어 전혀 섹시하지 않을 때거든요. 

그리고 영화는 주연배우 박지현이 로맨틱 주인공의 귀여운 연기를 할 때 가장 재미가 있는데, 

그 장면들 전부가 섹시함가 거리가 멉니다.


섹스 장면이 없는 건 아닙니다. 두 개인가 있어요. 하지만 모두 지명도가 떨어지는 배우들을 동원합니다. 

그러니까 이 배우들은 영화에 의무방어 섹스신을 넣기 위해 캐스팅된 것입니다. 

야설과 연결된 두 번째 것은 필요하지만, 첫 번째은 꼭 필요했을까요? 

이 영화에서 섹시한 미인을 대표하는 배우는 황세온인데, 이 사람이 주인공인 야설도 있기는 하지만 노출장면은 없습니다.


영화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성인 문학의 프로페셔널리즘입니다. 

툭하면 선정성 때문에 욕을 먹지만 나름 작품을 알아보는 독자들도 있고 

작품의 편차를 만드는 재능과 기술과 성실함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윤리학도 있지요. 

영화는 경쟁사 사장을 악역으로 내세워 이 세계의 윤리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솔직히 이 부분은 좀 의무방어만 간신히 한 것 같습니다. 

주인공이 청소년 보호를 맏고 있는 공무원이라면 이 사람들의 직무를 사건해결에 연결하는 방법도 있지 않았을까요?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직업은 주인공을 야설세계로 이끄는 정도에 머물러서 조금 아쉬운 구석이 있습니다.


영화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은 동화작가라는 직업을 다루는 방식이 너무 나이브하다는 것입니다.

 아마 '동화작가가 야설작가가 된다'라는 대비 효과를 위해 그런 거 같은데, 그래도 좀 그렇습니다. 

현대 한국어 동화/청소년 문학은 스펙트럼이 상당히 넓습니다. 그렇게 정갈하게 검열된 무언가도 아니고요. 

사실 성인문학과 뚜렷한 불연속면이 그어지는 무언가가 아니기도 합니다. 

이 영화 속 동화작가들의 비극은 체질이 아닌 글을 대를 이어 썼다는 것인데, 

그것도 의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전 왜 야설을 쓰는 작가가 동화를 쓰면 안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대해 이야기를 더 해 보았다면 더 깊이 있는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요? 

적어도 동화 소재 야설 어쩌구보다 훨씬 재미있었을 것입니다. 

극중 인물들이 그런 게 신선한 뭔가라도 되는 양 호들갑을 떨 때는 '정말 이게 뭔가' 싶었다지요.


얼마 전에 [히든페이스]로 청불을 찍은 박지현의 단독 주연작입니다. 

그리고 박지현은 귀엽기도 하지만 영화에 나오는 내내 아주 잘생겼더라고요.


출처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