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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피터 어센딩

   개요   :  액션, 어드벤처, SF

   개봉일   :  2015-02-05

   감독   :  앤디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출연   :  밀라 쿠니스, 채닝 테이텀, 숀 빈, 테리 길리엄, 배두나

   등급   :  12세 이상



[주피터 어센딩]의 설정은 단순하면서도 혼란스럽습니다. 주피터 존스라는 여자가 시카고에서 가족과 함께 청소일을 하며 살고 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뾰죽한 귀를 가진 덩치 큰 아저씨가 나타나서 외계 악당들이 자기를 노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 나니, 이번엔 갑자기 주변 사람들이 자기를 여왕 폐하라고 부르네요?

이 설정을 도대체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옛날 옛적, 그러니까 [플래시 고든]이나 [버크 로저스]와 같은 연재물이 유행이던 1930년대엔 외계인이 지구인처럼 생겨도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다르죠. 뭔가 다른 설명이 필요합니다.

워쇼스키 남매가 제시한 해결책은 외계인 음모론입니다. 고대 외계인, UFO 납치 같은 외계인 음모론의 재료들을 가져와 구식 스페이스 오페라 플롯에 섞는 거죠. 그레이 외계인, 파충류 외계인, 신이나 뱀파이어로 오인받는 고대 외계인, 크롭 서클... 다 나옵니다. 너무 충실해서 아담스키 UFO가 안 나오는 게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죠.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이 게임이 성공적인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외계인 음모론도 괜찮고, 중세스러운 우주 문화도 괜찮은데 (사실 둘 다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묶이니까 거칠거칠해요. 해답보다 의문점이 더 많은 설정이랄까. 몇억년의 역사를 가진 몇만살의 사람들이 왜 저러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걸 다 인정한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게 많고요. 예를 들어 몇만살을 산 외계인 이름이 타이터스 아브락사스일 수는 없는 거거든요. 두 고유명사 모두 기원이 지구이고 길어야 몇천년밖에 안 되었으니까.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이야기가 그리 재미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는 설정에 있고 나머지는 도식적인 액션 스토리를 따라요. 그 동안 주인공인 주피터가 할 일이 많지 않다는 것도 문제이고. 민폐란 생각은 안 들어요. 그 상황에서 그 정도를 하면 굉장히 잘 한 거니까. 하지만 덩치 큰 남자 보디가드 대신 주인공에게 할 일을 더 많이 주었다면 조금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는 것이죠.


콘텐츠 제공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