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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여

   개요   :  로맨스, 멜로

   개봉일   :  2016-02-25

   감독   :  이윤기

   출연   :  전도연, 공유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남과 여]의 이야기는 90년대라면 딱 황신혜 주연의 멜로드라마로 만들어졌을 법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단지 섹스 묘사가 많고 와이드스크린이죠. 핀란드에서 만난 두 한국 사람이 연애를 하고 섹스를 하는데, 두 사람에겐 모두 배우자와 아이가 있습니다. 그냥 잊어버리면 되었을 것을, 둘은 한국에 돌아온 뒤로 계속 관계를 가집니다. 그리고 모든 게 복잡해지지요.

뻔하다기보다는 원형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극단적으로 원형적인 이야기는 그 자체의 매력이 있죠. [밀회]나 [캐롤] 모두 그런 영화가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아무리 원형적인 이야기라고 해도 그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신은영과 이윤기가 쓴 [남과 여]의 각본에는 그게 없어요. 두 주인공의 심리 묘사는 꼼꼼하지만 이들이 특별히 재미있거나 매력적이지는 않아요. 매력이 있다면 그것은 배우 자체의 매력이지 캐릭터의 매력은 아니죠. 완벽하게 그럴싸한 직업을 가진 고소득층인 이들이 사는 세계 역시 깔끔하기만 할 뿐 생기가 부족하고요. 그 때문에 전 자꾸 그들 주변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답니다. 이미소가 연기한 공유 캐릭터의 불안정한 아내 같은 사람 말이죠. 척 봐도 그 사람의 고통이 두 주인공의 고통보다 컸으니까요. 물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두 아이들도 있고요.

이 영화의 개성이라고 할만한 부분도 꼭 매력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전 공유 캐릭터가 많이 귀찮고 불편했어요. 예의바르고 다정다감하지만 그에겐 강한 스토커 성향이 있습니다. 이 불편한 관계를 다시 시작한 것도 그이고 상대방의 입장과 상관없이 이 관계에 집착한 것도 그죠. 그런데 영화는 그의 이 음산한 성격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른 장르에서 제대로 다루면 더 재미있을 가능성이 있는데 익숙한 멜로 안에 갇혀 있는 거죠. 그렇다고 그 불길한 느낌이 제거되거나 설명되는 것도 아니고요.




컨텐츠 제공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