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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

   개요   :  드라마, 뮤지컬, 로맨스

   개봉일   :  2016-12-07

   감독   :  다미엔 차젤레

   출연   :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등급   :  12세 관람가



미아와 세바스찬은 전형적인 할리우드 배경 멜로드라마의 주인공입니다. 미아는 모든 오디션에서 족족 떨어지는 배우 지망생이고 세바스찬은 가난한 재즈 뮤지션이죠. 둘은 사랑에 빠지지만 당연히 순탄대로는 아닙니다. 연예계에서 꿈을 이루는 건 기적에 가깝고 이들의 직업적 성취와 실패는 관계에 영향을 끼칩니다. 아마 여러분은 이런 이야기를 골백번 봤을 거예요.

데이미언 채젤의 [라라랜드]는 이 익숙한 이야기에 지극히 어울리는 장르를 하나 더 얹습니다. 이 영화는 뮤지컬이에요. 그것도 중간중간 사람들이 아무 이유없이 노래하고 춤을 추는 표현주의적 뮤지컬이죠. 그 옛날 MGM 뮤지컬들이 그랬던 것처럼요. 현대 배경이긴 하지만 영화가 그리는 영화계나 음악계는 모두 실제 이상으로 고풍스러운 구석이 있습니다. 이런 종류 옛날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세계가 스스로 진화한 결과 만들어진 세계 같달까. 그렇습니다.

결국 스스로 존재할 수 없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거의 모든 부분이 레퍼런스를 갖고 있어요. 도입부의 군무는 [로슈포르의 숙녀들]이 떠오르고, 파리 장면은 [파리의 아메리카인]을, 그리고 극중 뮤지컬 장면은 [싱잉 인 더 레인]의 [브로드웨이 멜로디]를 닮았죠. 예는 끝도 없이 들 수 있는데, 검색만 하면 금방 나올 테니 제가 굳이 고생할 필요는 없겠지요. 이런 틀로 할리우드 연예계 멜로드라마의 가장 전형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연히 보면서 "원본이 더 낫지"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심지어 과거의 영화를 오마주하는 태도 자체도 어느 정도 오마주인 것 같습니다. 구식 뮤지컬을 오마주한 뮤지컬을 또 오마주한 것 같달까요.

하지만 이런 겹겹으로 싸인 관습과 멜로드라마, 옛 영화의 오마주는 그 자체의 힘을 갖고 있습니다. 관습적인 인물들이라는 건 장르에 의해 검증된, 감정이입이 쉬운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수많은 장르 관습은 실제 삶과 허구의 대비라는 영화의 주제에 그럴싸하게 잘 들어맞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원본이 떠오른다고 해도 뮤지컬 소스가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은 진저와 프레드가 아니지만 굳이 그들이 그래야 할 필요도 없고요.



컨텐츠 제공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