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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개요   :  한국

   개봉일   :  2017-04-05

   감독   :  이윤기

   출연   :  김남길, 천우희

   등급   :  15세 관람가



[어느날]은 이윤기의 첫 판타지 영화입니다. 아이디어는 익숙해요. 아내를 잃은 보험회사 직원 강수가 병원에서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환자 미소의 영혼을 만납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오로지 그에게만 그 환자가 보이는 거죠. 미소는 잠이 들었을 때만 영혼이 밖으로 나갈 수 있는데, 비교적 잘 지내고 있는 편입니다. 미소는 시각장애인인데 일단 영혼 상태에서는 눈이 보이거든요. 외롭긴 하지만 이제 자기 사연을 들어줄 사람도 생겼습니다.

천우희가 미소를 예상 외로 즐겁고 발랄하게 연기하고 있긴 해도, 밝을 수만은 없는 이야기입니다. 강수는 아직도 아내를 잃은 상실감에 고통스러워하고 있지요. 미소는 일종의 막간 휴가를 즐기고 있지만 어마어마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미래는 암담합니다. 주무대가 되는 병원의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고 직장인 보험회사의 환경은 한마디로 화딱지가 납니다.

영화는 이 배경 속에서 두 사람이 서로의 고통을 이해하고 치유해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로맨스 영화는 아니에요. 강수는 아무리 유령이라고 해도 다른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입장이 아니죠. 미소 역시 다른 고민이 더 큽니다. 여기에 억지로 로맨스를 넣지 않아도 두 사람은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윤기의 많은 영화들이 그렇지만, 이 작품도 좀 일본 영화 분위기가 납니다. 예쁘고 정갈하고 담담하고. 스토리 설정 일부는 얼마 전에 본 [행복목욕탕]과 닮기도 했습니다. 단지 일본 영화 특유의 억누르는 척하며 터트리는 감상주의는 덜한 편이죠.


컨텐츠 제공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