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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개요   :  액션, 느와르

   개봉일   :  2017-06-28

   감독   :  이사랑

   출연   :  김수현, 성동일, 최진리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리얼]의 줄거리를 어떻게 요약하면 좋을까 한 30초 정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왜 그래야 하는데요. 그냥 보도자료를 붙여넣기로 하겠습니다.

"카지노 시에스타 오픈을 앞둔 조직의 보스 장태영(김수현) 앞에 암흑가 대부 조원근(성동일)이 카지노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나타난다. 조원근의 개입으로 카지노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장태영은 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자를 찾아 나선다.

어느 날, 이름뿐만 아니라 생김새마저 똑같은 의문의 투자자(김수현)가 나타나 자금은 물론 조원근까지 해결해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의문의 투자자의 등장으로 조원근과 카지노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시작되고 이들을 둘러 싼 거대한 비밀과 음모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난다."

이게 정확한 내용 소개냐고요? 저런 내용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정확한 영화 소개는 아니에요. 저렇게 써놓으면 영화에 내용이 있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80년대 대본소 만화 줄거리 같긴 하지만 그래도 내용은 내용이죠. [리얼]엔 저런 내용이 없습니다.

[리얼]은 처음부터 끝까지 난장판인 영화입니다. 그건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에게 스토리 텔링의 능력이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이야기 소재가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해리성 정체 장애라는 소재를 다루는 방식만 봐도 이들이 그냥 답이 없는 상태에서 작업을 했다는 걸 알 수 있지요.

보통 전 이런 영화에 말려든 배우들은 일단 동정하고 변호하는 편입니다. 영화가 얼마나 나쁘게 나올지는 찍어 붙이기 전까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요. 대부분의 경우 나쁜 영화를 만드는 건 실수일 뿐 죄는 아니죠. 하지만 이 영화의 김수현에 대해서는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리얼]은 처음부터 끝까지 김수현에 의한, 김수현을 위한, 김수현의 영화입니다. 김수현이 없었다면 나올 수도 없었을 영화이고 김수현은 당연히 이 영화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리얼]은 최악의 스타 영화입니다. 주인공 스타 배우의 매력을 최대한으로 살리는 것이 목표인데, 그들이 생각하는 매력이란 게 끔찍하기 짝이 없는 것이고, 심지어 그 스타 자신도 그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죠. 배우의 에고는 치솟을 대로 치솟고 그 절정은 영화 속 주인공들을 모두 자신이 연기한다는 점에서 절정에 도달하는데, 그 일인다역의 연기 자체도 한심한 수준입니다. 당연하죠. 좋은 연기는 좋은 재료가 필요하니까요.

[리얼]은 형편없는 사고방식을 가진 형편없는 사람들이 만든 형편없는 영화입니다. [리얼]보다 기술적으로 못 만든 영화는 얼마든지 있겠지만 [리얼]처럼 자신의 형편없음에 눈먼 영화는 찾기 힘들 거예요. 여자들을 보는 끔찍한 방식, 끔찍한 남자들에게 감정이입하는 방식 모두 이들이 얼마나 바닥을 치는 사람들인지를 보여줍니다. 전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으로서 모욕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건 정말 [맨데이트] 때 이후 오래간만에 느낀 기분이었습니다. 적어도 [맨데이트]는 짧기라도 했죠.


컨텐츠 제공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