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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지니어스

   개요   :  스릴러

   개봉일   :  2017-11-02

   감독   :  나타우트 폰피리야

   출연   :  추티몬 추엥차로엔수키잉, 차논 산티네톤쿨, 에이샤 호수완, 티라돈 수파펀핀요

   등급   :  15세 관람가



린은 천재소녀입니다. 적어도 학교 공부에 특화된 두뇌를 가진 아이죠. 어렸을 때부터 우등생이었고 아마 모든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그럴 겁니다. 당연히 아이는 전액 장학금을 받아 근처에 있는 가장 좋은 사립학교에 입학합니다. 딸을 위해 인생을 바친 린의 아버지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죠. 하지만 학교에서 사귄 친구 그레이스의 부정행위를 도와준 뒤로 린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견합니다. 

[배드 지니어스]는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입니다. SAT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학생들의 이야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나봐요. 이 영화에서 SAT는 STIC이라는 허구의 시험으로 바뀌었지만요. 이 영화에서 사용한 방법이 실제 사건에서 사용된 방법과 얼마나 비슷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십대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케이퍼물입니다. 은행 금고를 터는 대신 시험 답안을 빼돌리는 이야기예요. 정규교육을 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익숙할 수밖에 없는 연필이나 시험지 같은 흔해빠진 재료들이 이 영화에서는 스릴러의 도구가 됩니다. 놀라운 건 이것들이 뭉쳐 만들어진 결과물이 정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 넘치는 영화라는 것입니다.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정공법만 써서 만든 정말로 좋은 장르 스릴러예요. 반칙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지만 이 영화의 만듦새엔 반칙이 없습니다. 

영화의 캐릭터들은 단순명쾌합니다. 캐릭터의 개성보다는 그들이 대표하는 계급성이 더 중요하다고 할까요. 린과 동료 우등생인 뱅크는 오로지 자신의 재능과 노력만을 믿는 서민입니다. 하지만 그레이스와 남자친구 팟은 부유한 집안 출신이고 돈으로 성적을 사는 것에 어떤 죄의식도 느끼지 않죠. 린은 이들을 경멸하는 동시에 이용하려고 하는데, 여기엔 단순한 금전 문제 이상의 동기, 그러니까 불공정한 사회에 대한 분노가 깔려있습니다. 

[배드 지니어스]는 사회비판물이기도 하지만 윤리에 대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의 윤리의식이 서스펜스 구축을 막는 대신 오히려 강화한다는 것이죠. 관객들은 린에게 감정이입하고 옳지 못한 성공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린은 끊임없이 흔들리는 윤리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이 기대를 확신하지 못하죠. 이 사이의 긴장감이 상당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냥 내용없는 자극이 아니라 영화의 주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죠. 스릴러 장르를 만들려는 사람들에게 여러 모로 교과서가 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출처 : 듀나의 영화낙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