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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BPM

   개요   :  드라마

   개봉일   :  2018-03-15

   감독   :  로빈 캉필로

   출연   :  나우엘 페레즈 비스카야트, 아르노 발로아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120 BPM]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액트업 파리라는 에이즈 운동 단체입니다. 액트업은 1987년 미국에서 처음 생겼고 액트업 파리는 2년 뒤인 1989년에 생겼나봐요. 이 영화의 시대배경은 1990년대 초니까 이들이 한창 바쁘고 시끄러웠던 때입니다. 

별다른 소개없이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이들의 활동을 따라갑니다. 관련 행사에 무단으로 참여해 연사들의 연설을 방해하고 가짜 피가 든 풍선을 던지고, 이들의 병을 이용해 한 몫을 챙기려는 제약회사를 습격해 깽판을 치고. 그러다가 이들은 아지트로 돌아와 다음 계획을 짜고 그 날 일어났던 일들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에 대해 토론합니다. 이들의 공적인 활동은 영화의 3분의 2 정도를 차지합니다. 

조금은 재현 다큐멘터리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중간에 멈추어 설명을 할 정도로 친절한 영화는 아니고 종종 배경 정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액트업 파리라는 단체가 어떤 곳이고, 이 단체가 어떤 사람들로 구성되었으며 그 안에서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에 대한 꽤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 로뱅 캉피요는 실제로 이 시기에 액트업 파리의 활동가였대요. 그가 영화를 통해 재현한 기억이 100 퍼센트 정확하거나 객관적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가치있는 영화적 회고인 거죠. 

물론 영화를 본다고 자동적으로 이들의 행동이 얼마나 효과적이었고 옳았는지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이 영화는 이 단체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주지만 객관적인 정보는 또 다른 이야기죠. 하지만 액트업 파리의 멤버들이 모두 로봇처럼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 역시 이 영화에서 중요한 드라마를 이루고 있으니 이걸 단점이라고 보기는 어렵죠. 

영화의 3분의 1은 숀이라는 액트업 멤버의 개인생활을 따라갑니다. 그는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액트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새 남자친구를 사귀고 연애를 하고 섹스를 하고 그러다 결국 병을 앓고 죽습니다. 숀은 액트업 파리가 인격화된 인물입니다. 난폭하지만 기본적으로 지적인 액트업 활동에 개인적인 입장과 감정을 넣어주는 게 그의 역할이죠. 이 두 이야기는 교묘한 대위법을 이루면서 영화의 스토리를 이끄는데, 종종 교활하기도 하고 그만큼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출처 : 듀나의 영화낙서판